[시민인터뷰] 동물에 진심인 청년,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주슨트 강창수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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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보실 | 조회수 | 1942 |
등록 부서 | 경영전략본부 | 등록일 | 2022-06-16 15:49:37.0 |
시민과 함께 소통하며 서울을 가꾸어 가는 서울시설공단. 공단이 운영하는 여러 인프라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코너 <人·터·view>
이번달에는 1973년에 개장하여 당시 아시아 최대규모의 어린이공원으로 출발해 지금도 서울 도심속의 힐링명소로 자리잡은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주슨트>를 만나보기로 하였습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도 미술관의 도슨트처럼 동물들의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와 우리가 몰랐던 재미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동물 전문해설사인 <주슨트>가 있습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동물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동물해설사 <주슨트>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는 강창수님을 만나보게 되었는데요. 일명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의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만큼 시민들과 어린이들이 주슨트를 따라다니며 해설을 즐겨듣는다고 합니다.
강창수님을 만나기로 한 동물원 맹수마을에서는 벌써부터 확성기 소리로 누군가의 해설이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동물원의 간판스타 캄순이와 코리가 방사장을 거닐며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이미 여러 시민들이 <주슨트> 강창수님의 해설에 귀기울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동물들의 특징부터 이 동물이 동물원에 오기까지의 히스토리를 하나하나 다 꿰고 있을만큼 동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애정으로 시민들에게 재미나게 설명을 하고 계셨습니다.
캄돌이와 캄순이가 군용기를 타고 동물원에 도착했다는 이야기부터 코끼리의 특성과 사육환경에 대한 해설등이 이어졌고 바로 이웃코너인 사자코너로 가서도 계속 해설이 이어집니다.
'여러분, 여기 사자가 전 세계에 몇 마리가 되는줄 아세요? 여러분이 자녀를 낳을때쯤이면 아마도 여러분의 자녀들은 사자를 다시는 동물원에서 만나게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동물들이 살아갈 땅이 점차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예요.”
동물에 대한 지식만큼이나 동물이 처한 환경에 대해서도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계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때로는 시민들에게 재미난 농담도 하시고 질문도 던지시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시던 강창수님과 해설이 끝나고 나서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Q. 본인소개와 <주슨트>에 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동물해설사 <주슨트>로 자원봉사 활동 중인 강창수라고 합니다.
<주슨트>란 동물원을 뜻하는 영어 Zoo와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을 뜻하는 말 Docent가 결합되서 만들어진 용어로 2017년부터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동물해설사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주슨트는 서울어린이대공원에 찾아오시는 많은 시민분들에게 동물들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달해드리는 사람들입니다.
Q. 해설이 굉장하시던네요. 설명은 얼마나 걸리세요?
A. 대공원에 해설사 자원봉사를 오게 되면 2~3회 설명을 하는데, 한 바퀴 다 설명하는데 총 50분가량 소요가 됩니다. 맹수마을에 12종의 동물이 있는데 5분씩만 할애해도 50분이 넘어가는데요, 중간 중간에 질문도 많이 하시고, 답변 드리다 보면 최소한 1시간 이상 소요가 됩니다.
Q. 해설을 진행하시는 속도나 리듬이 꽤 빠르시더군요.
A.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실내가 아닌 넓은 야외에서 진행하니 지나가는 시민들의 이목을 끌어 모아야 하는 관계로 목소리 톤도 높아지고 몸짓도 과장되고 조금 더 크게 해야 관심을 가져주시더라구요.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사람들이 많은 경우에는 제가 오히려 사람들에게 압도당하기도 했었거든요. 그런걸 극복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Q. 동물원의 사육사와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가장 큰 차이점은 사육사분들은 동물을 상대하시고 저희들은 그 동물들을 바라보는 시민을 상대한다는게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당연히 동물들에 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은 물론, 그 지식을 조금 더 정확하고 효과적이면서 재미있게 전달하는 일이 사육사분들하고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Q.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대학시절부터 동물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동물해설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워낙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나누고 설명하고 하는 것들을 좋아해서 지원했는데 실제로 와서 해보니까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보람차고 재미있더라구요.
제가 상대하는 주 대상이 아이들인데 아이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저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순간의 정적이 유지될 때가 있는데 그런 것들에서 오는 쾌감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것들이 엄청나서 지금도 이러한 것에 힘을 받아 활동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Q. <주슨트>로 활동하면서 느끼는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만의 매력이 있다면?
A. 굉장히 많은데 그 중에서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이 도심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장점 덕분에 시민분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손쉽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동물원이 있다는 것은 전세계 어느 동물원을 봐도 찾아보기 힘든 서울어린이대공원만의 큰 특징이에요.
이것 뿐만 아니라 서울어린이대공원은 동물원 부지도 크지만 이 전체를 감싸고 있는 숲도 엄청나게 넓어요. 그래서 서울이라는 도심 속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푸른 자연과 함께 맑은 공기를 마실수 있는 것이 서울어린이대공원만의 매력이죠.
Q.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중 가장 애착가는 동물이 있다면?
A. 이 질문이 저한테는 가장 어려운 질문인데요, 저는 맹수 마을을 주로 진행하고 있으니까 맹수마을 친구들 중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친구들은 붉은여우입니다. 맹수 마을 친구들 중에 개과 동물이 딱 2종 있습니다. 붉은 여우는 그 중에 한 종류인데, 우리나라에 있었던 동물이었어요.
근데 일제강점기와 쥐잡기 운동 등 시대가 흐르면서 여우같은 친구들이 우리나라에서 멸종하게 되었죠. 그런데 영주시에서 여우복원에 성공하면서 조금씩 개체수가 늘고 있어요.
이런 이야기들을 풀어가면서 결국에 제가 마지막에 드리는 말씀은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사람들의 관심도가 올라가면서 동물의 개체수를 인위적으로 늘릴 수는 있지만 그 동물들이 살아갈 공간이 너무 없어요. 종 자체의 절대적인 수는 인공적으로 늘릴 수 있더라도 이들이 살아갈 생태계가 함께 조성이 되야 합니다.
사람들은 당장 내가 먹고 살 돈이 없는데 동물에 세금을 쓴다고 하고, 사회적 합의나, 시민의식이 같이 성장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Q. <주슨트>로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면?
A. 제가 해설을 시작하고서 처음부터 끝까지 제 이야기를 듣고 가셨던 커플이 있었어요. 그분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사진도 함께 찍었던 기억이 정말 오래 남아있어요. 다시 만난다면 그분들께 감사하다는 마음 꼭 전하고 싶고, 뿐만 아니라 저에게 해설 끝나고 나서 음료수라던가 인사를 해주시는 시민을 만나면 정말 감사함을 느낍니다.
주슨트 활동을 하면서 힘든건 딱 하나, 날씨입니다. 하하. 야외에서 하다 보니까 비바람은 물론이고 날씨가 맑은 날에도 황사나 미세먼지등이 저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더라고요. 황사가 많은 날은 아침에 일어나면서 목이 먼저 알아요. 그런 것 말고는 딱히 어려운 점은 없습니다.
Q. <주슨트>활동을 하시며 해설내용의 변화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A. 계속 변하죠. 제가 5년 전에 했던 말이 5년 후에는 바뀌기도 하니까 매번 논문도 찾아보고, 새로 나온 다큐멘터리도 무조건 찾아서 보곤하죠.
한번은 광화문 대형서점에 가서 동물 코너에 있는 한 줄을 전부 다 사서 통째로 정독을 했던 적도 있어요. 처음에는 그 읽은 책들에 담긴 사실만을 전달하는게 목표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동물복지와 나아가서는 생태보존에 대한 구심점 역할을 하는 동물원의 역할이 커질 것이고, 그런 일들을 누군가는 이야기를 해줘야 시민분들은 알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그 역할을 제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서 단순히 동물을 설명하는 것을 넘어 동물복지와 나아가 동물원의 역할과 우리 시민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Q. <주슨트> 활동은 언제까지 하고 싶으세요?
A. 저는 가능한 오랫동안 계속 하고 싶어요. 10년으로는 부족하고 뭔가 조금이라도 반응이 있으려면 15년~20년 정도는 한 자리에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줘야 그나마 제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말하는 소리라는 것은 그저 동물원에 많이 와서 관람하는 것 이상, 시민들이 동물원의 동물을 바라보는 시선과 시민의식 같은 것이 함께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그런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여타 동물복지 선진국처럼 저 같은 사람이 그런 행동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동물과 사람을 연결을 해주는 역할, 그게 <주슨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고,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동물원입니다. 조금 무겁고 거북스러울 수도 있는데 그 만큼 사람들의 의식이 성장했기 때문에 이제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제 동물과 사람의 연결고리가 필요하고, 우리같은 <주슨트>가 존재하는 이유이고 나아갈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A. 동물복지나 동물권 같은 것을 외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도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많이 늘어났어요, 그런데 이런 시대적 흐름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우리가 소위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이야기였어요. 우리나라도 이제 그런 선진 동물원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기로에 서있는 시기입니다.
우리나라에 동물원이 처음 생겼던 1960년대에는 그럴 생각조차 없었는데 이제 우리도 한걸음 나아가고 있어요. 동물에 대한 연민을 느끼는 거죠. 그런데 동물원에 있는 친구들이 불쌍하니 다 풀어주고 동물원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아니면 동물원 안에서 최고의 행복을 누리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것들에 관한 시대적 합의와 토론, 더 나아가서는 법 개정까지 있어야 합니다. 선진국들이 오랜시간을 쌓아오며 만들어온 담론과 철학들을 우리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런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것이지요.
<주슨트> 강창수님을 만나면서 동물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행동하며 실천하는 멋진 청년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실제로 거주하는 곳이 파주라고 하시면서 파주에서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을 일주일에 2~3번 오가는 일이 전혀 힘들지 않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인터뷰 말미에 캄돌이와 캄순이가 군용기로 한밤중에 서울공항에 도착할때부터 지금까지 사진을 찍어왔다고 말씀드리자 정말 반가워 하셨습니다. 그 이야기는 말로만 들으셨다면서 말이지요.
인터뷰가 끝나고서 집으로 발걸음을 돌리실줄 알았지만 한번 더 시민들에게 동물해설을 하기위해 모자와 확성기를 들고 동물원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강창수님을 보며 정말 동물을 사랑하는 분이시구나 느꼈습니다. 강창수님과 같은 열정어린 <주슨트>덕분에 우리 시민들의 동물에 대한 의식과 지식도 한층 넓어지고 또 성장해 가리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으로 오시면 동물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주슨트> 강창수님의 해설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긴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오늘도 열심히 동물해설을 하고 계시는 강창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사진, 글 : 최우영 인터뷰, 진행 : 최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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