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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마케팅실] 서울시설공단과 예술가들이 만났다!
작성자 홍보마케팅실 조회수 5237
등록 부서 홍보마케팅실
등록일 2016/09/27 09:33

 

시간의 항해자- 生과 死를 건너다

 

서울시설공단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파견지원사업1)에 올해로 벌써 3년째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 사업을 통해 보다 시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창의적이고 새로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_^

 

올해는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진 총 4명의 예술인들과 함께

추모시설운영처에서 주관하는 <2016 생사문화주간>에 전시회를 준비했습니다.

 

약 5개월의 기간 끝에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하는 <시간의 항해자- 生과 死를 건너다> 展이

지난 9.5~8일 4일간 청계천 광교 갤러리에서 열렸는데요!

 

못 보신 분들을 위해 각 작품 설명 먼저 보고 가실게요~

 


 

 

5개월간의 항해를 돌아보며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지난 5개월간 삶과 죽음에 대해 고민하고,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던 작가들!

솔직담백한 제작 후기, 안 들어볼 수 없겠죠?

 

 

Q. 작품 제작과정 전반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어떤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하셨나요? 혹시 기억에 남는 점이 있으신가요?

 

 

김수정

 제가 올해 예술인지원사업에서 서울시설공단을 지원한 이유는 ‘죽음’이라는 다소 어둡고 무거운 주제에 대하여 탐구해보고 싶었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주제를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 끝에 일반 시민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짧은 글을 쓰기로 하였습니다.

 5월부터 8월까지 ‘죽음’이라는 낱말과 합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요. ‘죽음’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고, ‘죽음’에 관한 詩만 골라 읽고, 그림을 보고, 음악을 듣고… 심지어 꿈에서도 ‘죽음’과 만나는 시간들이었어요. 그러나 제가 쓰는 글이 너무 어렵거나 어두워서는 안 될 것 같아 쉽게 쓰려다 보니, ‘문학적’으로는 퇴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고민도 있었네요.

 글을 쓰면서는 조사 하나, 쉼표 하나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글 속에 언급되는 분들께 불편한 마음을 드리지 않으려고 짧은 글 한 편에 수십 번의 퇴고를 거듭했는데, 막상 그것이 열 개의 현수막으로 제작 설치되었을 때는 성취감보다는 조금의 허탈감이 먼저 밀려왔던 것 같아요.

 

박은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죽음과 이별, 삶의 의미들에 대해 고민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누구나 반드시 한번은 겪게 될, 그러나 경험한 적이 없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며 간접적인 죽음에 관한 에피소드를 접하면서 아이디어를 디벨롭하는 과정을 가졌어요. 그러다보니 ‘육체’와 ‘삶’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하게 되었고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삶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묘지나 팽목항, 파리에서 일어난 테러 현장 등을 다니면서 삶의 의지들을 다지기도 했고요. 이런 시간을 겪으며 살아가는 이야기, 살아왔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올려놓을 수 있는 작업을 생각하였고,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평범하지만 일상에서 사람들이 마주한 이야기들을 펼쳐 놓고자 했어요. 다시 말하면, ‘존재’라는 양도 불능의 것. 우리 모두가 하루하루 땀을 흘리고, 죽음의 문턱을 열심히 통과하고 있는 일상에 관한 이야기를 고스란히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7명의 다양한 직업(축구선수,가정주부,부천시설공단직원,법원경호,설계사,대학원생,예술가)을 가진 친구들에게 ‘흥건한 땀’ ‘과거-현재-미래’ ‘죽음의 모습’ ‘앞으로의 다짐’들에 관하여 물었어요. 어떠한 실패의 기록을 지나 자기 자신만이 지니는 가능성으로 남은 각자의 현재를 확인할 수 있었고, 주어진 운명을 느끼며 몸의 유한성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들을 찾고 가능성을 가진 경계들을 확인하는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성지현

 유품을 정리하시는 분들의 인터뷰를 통해 삶과 죽음을 바라보고자 했어요. 인터뷰를 해주실 유품정리사 분께 처음 연락을 드렸을 때는 유품 정리 일이 한창 바쁜 시기셨어요. 그래서 연락이 잘 닿지 않았는데, 왠지 모르게 조바심이 들지 않았어요. 그 시간을 통해 유품정리사 분들과 저의 작업에 대해 서로 이해하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하며 현재 장년층 40대 50대의 가장들의 고독사가 큰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 그게 참 가슴이 아팠어요. 이 나이 때의 장년층의 자녀들이 대부분 20대 30대 인데, 한창 바쁠 시기이기도 하고 연락을 잘 안하는 시기이기도 해서 오랜 시간 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그 순간 저 개인적으로도 부모님께 자주 연락을 드리는 지에 대해 생각하고, 반성을 했었죠.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현재의 저에 대해, 저의 삶에 대해, 저의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어요. 인터뷰 해주셨던 유품정리사 분들께서 직접 광교갤러리에 오셔서 전시를 보셨는데 너무 뜻 깊고 감사했던 시간이었어요.

 

정 운

 저희가 6월초에 처음 만나 회의를 하고 9월초에 전시를 하게 되었으니 구상부터 작품을 만드는데 까지 3개월이 걸렸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한강 잠수부를 취재대상으로 결정하고 적절한 대상을 물색하고 협조를 요청하고 실제 방문하기까지 2주가량 걸린 것 같습니다.

 제가 부탁 전화하는 걸 힘들어하는 편이라 괜히 겁먹고 연락하는 걸 굉장히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일단 방문한 뒤로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119수난구조대에서 취재를 했는데 2-3주가량 구조사들과 항해사들 인터뷰를 하고 한강과 관련된 장소들 촬영과 녹음,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는 10시부터 새벽까지는 구조대에 대기하면서 출동 시 촬영을 나갔습니다. 올여름 폭염으로 저녁마다 한강 둔치를 찾은 많은 인파와 엄청나게 밀리던 한강 주차장 길이 기억에 남네요. 밤낮으로 돌아다니는 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작가님들 나름대로 '죽음', 그리고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셨을 것 같아요. 작업과정 중 '죽음' 어떻게 다가오셨나요?

 

 

 

김수정

 사실 ‘죽음은 늘 우리의 삶과 공존’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사실을 잊고 지낼 때가 많죠. 가끔 타인의 부고를 통해서 혹은 이번 프로젝트처럼 예술작품을 통해서 죽음과 마주하게 되는데요. 그런 때에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보는 일’은 현재의 삶을 ‘웰빙(well-being)’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되면서 ‘웰다잉(well-dying)’으로 가는 징검돌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박은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승화원과 묘지방문,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묘지인 프랑스의 ‘페흐 라세즈’를 다녀왔어요. 이렇게 동서양의 죽음, 장례문화를 접하면서 이승과 저승을 나누는 형식의 차이보다는 죽음을 곁에 두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저는 추상적인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 그다지 불쾌하거나 슬프지 않았어요. 또 저 스스로 육체의 유한성이 마감되는 것에 큰 아픔과 슬픔이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일반적으로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는 경험할 수 없는 것, 막연한 것에서 출발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계속 상기하면서 내가 ‘오늘, 지금, 이 순간에’ 어떠한 일들을 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고, 사는 동안 어떠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인지 다시 한 번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성지현

 2016년. 뜨거웠던 8월. 할아버지께서 고독사 하신 후에 공간을 정리하는 모습을 담고자 고인의 집을 방문했었어요. 사실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는 것조차 고인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고, 유품을 정리하시는 분들에게도 피해가 되지 않게 조심스럽게 영상을 담았어요. 숨 쉬는 것조차도 조심스러웠던 날이었죠.

  고인이 된 분은 살아생전에 깨끗하고 정갈하셨던 분이셨던 것 같았어요. 가지런히 놓여있는 신발과 집안의 물건들. 그리고 검소했던 주방 살림을 보았습니다. 다행히 돌아가신 후 얼마 되지 않아 할아버지가 발견되었는데, 숨이 다하신 후 그 집 떠나면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정갈한 모습을 보여주셨던 것 같아요. 이전에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를 생각했던 날들이라면, 그 날 이후부터는 잘 떠나는 것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정 운

 저는 죽음이 끝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해왔던 것 같아요. 만남에는 언젠가 헤어짐이 있으니 사라짐에 너무 애달파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었고요. 하지만 이번에 다리를 걷다가 홀로 투신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이 어떤 고민과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뒷모습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몇몇 주변사람들은 그런 영상을 많이 보면 힘들지 않냐고 물었는데 생각보다 정신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있을 것도 같은데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네요.

 

Q. 마지막으로 전시를 마친 소감이 어떠신가요?

 

 

김수정

 ‘죽음’이라는 키워드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의 삶, 서울시설공단이라는 공공기관 직장인들의 삶, 청계천을 이용하는 여러 시민들의 삶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을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서울시립승화원과 서울추모공원에서 근무하시는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박은지

 작품을 진행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서울시설공단 직원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준 분들과 촬영과 편집에 힘써주신 이진원씨를 비롯해 설치를 위해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성지현

 전시를 진행했던 갤러리 위치가 시민들이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청계천 광교여서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영상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점심시간과 오후 시간을 이용하여 전시를 보시고, 읽으시고 감상하시는 모습을 보고 시민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전시 기회가 좀 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많은 시민 분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죽음과 삶에 대해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 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평소 하고 싶던 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되어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하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죽음이라는 조금은 까다로운 주제를 보다 친근하게 표현하고자 했던 시간의 항해자 展!

4명의 각기 다른 작가와 공단 모두가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서로를,

그리고 죽음을 새롭게 바라보았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생사문화주간과 시간의 항해자 展을 통해 시민 여러분들도 죽음,

더 나아가 웰다잉(Well-dying)에 대해 생각하고

현재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경험이 되셨길 바랍니다 ^_^

 

 

 


                                                                                                                                                                                                                                                            

 

1) 예술인파견지원사업 : 예술인이 현장에서 예술활동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업/기관/지역에 파견되어 문화예술과 관련된 새로운 서브잡(Sub-Job)을 개발하고 그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서울시설공단은 올해로 3번째 참여하여 예술인들과의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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