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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하늘나라 우체국’이 추모의 글들을 함께 나누며 치유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자 게시된 글을 엮어 e-book 발행을 추진하고 있사오니, 작성하신 글의 출판활용에 동의하시는 경우 동의란에 체크해주시기 바랍니다.

게시글 내용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작성자 김**
등록일 2000.02.01
사랑하는 아버지!
생전에 당신께 이 말을 드려본 적 있었는지요? 철 없고 어리석은 자식이
이제서야 당신을 사랑했고 사랑하고 있음을 고백합니다. 추석을 앞둔
이즈음 당신의 빈자리가 이토록 크고 넓게 느껴짐을 새삼 깨닫습니다.
단란했던 우리의 가정에 왜 이런 아픔이 와야 했을까? 이 세상에 다시
없을 선한 당신께 그런 무서운 고통이 왜 닥쳐야 했을까요? 정말
모르겠습니다. 신의 섭리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사랑하는 아버지, 차가운 돌로 둘러싸인 이곳에 당신을 홀로 남겨두어야
하는 것이 정말 가슴 아픕니다. 더러운 납 덩어리와 함께 당신을 묻기는
싫었기에, 고통의 흔적이 너무도 선연히 새겨져 있는 육신을 불로써나마
정화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좁은 곳에 갇혀 답답하시지요? 드넓은
산야에 훨훨 날아가고 싶진 않으신지요?
아버지, 당신이 없는 우리 가족들, 아픔을 딛고 살아나가고 있습니다. 두
누나는 좋은 배필을 만났지요. 어머니는 몸이 항상 좋지 않으십니다. 잘
이겨내고 계시지만 제가 아들된 도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너무나
송구스럽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당신 가신 후 우리 가정을 위해 아들로서 떳떳하고
굳건하게 자립하겠다고 결심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강조하시던 성실함을 저는 아직도 배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새롭게
결심한 계획 앞에 서 있습니다. 어둡고 암담한 미래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당신이 지켜봐 주신다면 해낼 수 있을 겁니다.
오늘 아버지의 이름 앞에 맹세합니다. 부끄러운 아들이 되지 않겠다고,
홀로 외로이 계신 어머니를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성실했던 당신의
아들답게 진지한 삶을 살아나가겠다고 말입니다. 제게 힘을 주세요.
다시 찾아 뵐 때는 새롭게 식구가 된 매형들과 우리 가족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 드릴께요.
이곳은 우매한 산 사람들에게 삶의 부질 없음과 소중함의 양면을 일깨워
주는 장소입니다.
말 없는 당신께 다시금 큰 배움을 얻고 갑니다.
아버지, 당신을 사랑합니다. 김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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