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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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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막** |
등록일 | 2000.03.06 |
막내누나야... 지난 생일엔 뭘하고 지냈니? 누나가 준 쵸콜렛은 맛이있었는지 모르겠다. 요즘 날씨가 점점 풀리고 봄기운이 감돌고 있단다. 몇 일 전에 우연히 창 밖을 내다보다가, 너랑 너무나 닮은 애를 발견하고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었어. 비스듬히 맨 가방, 짧은 머리, 큰 키, 걸음걸이, 몸집도 비슷했던 그 아이... 우리 집 쪽으로 걸어오다가 샛길로 빠지더구나. 벌써 1년하고도 4달이 다 되어간다. 아직도 넌 농활에서 돌아오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농활이 너무 길어지는구나, 성진아... 거기서 그렇게 할 일이 많은거니...? 가끔씩 힘들어지면, 네 생각을 많이 한단다. 넌 나의 반쪽이잖아. 그리고, 나의 수호천사이기도 하고. 어떨 땐 내가 네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하곤 해. 엄마와 전화통화를 할 적에 너의 장난스런 말투가 무심코 튀어나오곤 하거든. 1년하고도 4개월 전에 너와 난 두 살 차이였는데, 이젠 3살 차이로 나이가 벌어졌구나. 앞으로도 너와의 나이 차이는 계속해서 벌어지겠지...? 내가 나이를 먹어 주름이 져도, 넌 언제나 팽팽하고 젊은 그대로의 너의 모습으로 웃고있겠지...? 그러다보면, 너의 조카와 넌 동갑이 될 날도 오겠구나... (너 억울하겠다?) 그 곳 생활은 어떤지...? 누난 항상 널 생각하며 기도하고 있는데, 누나가 기도하는 소리가 거기서도 들리니? 세상사람 모두가 널 잊어버려도 누난 죽을 때까지 널 잊지않을 건데... 누나가 이 세상에 살아있는 한, 너도 나와 함께,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와 함께란다. 네가 누나에게 준 처음이자 마지막의 목걸이 선물... 요 전에 큐빅이 빠져서 수리를 맡겼는데, 감쪽같이 고쳐졌어. 그 목걸인 누나의 부적이란다. 사실은 무슨 큰 일이 있을 때면(시험이나 통역나갈 적에), 그 목걸이를 하고 나가. 네가 지켜줄 것 같거든. 누난 이제 2학년이야. 이번 해는 힘들면서도 중요한 해가 될 것 같아. 네가 누나 옆에서 화이팅을 외쳐주렴. 예전처럼 누나귀에 대고 '누난 괜찮아. 해낼 수 있어'라고 얘기해 주렴. 내가 네 몫까지 열심히 살아줄께. 난 나 혼자만의 인생을 사는게 아니니까... 난 너이기도 하니까... 정말 정말 보고싶다... 몸 건강히, 평화롭게 안식을 취하렴. 이 세상에서보다 더 행복하게 살렴. 나중에 누나가 널 만나러 갈께. 편안히 잘 자라... |